갓 태어난 인간은 손을 꽉 부르쥐고
있지만 죽을 때는 펴고 있습니다
태어나는 인간은 이 세상의 모든 걸
움켜 잡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죽을 때는 모든것을 버리고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채 떠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빈손으로 태어나 빈손으로 돌아가는
우리 인생 어짜피 모든 걸 다 버리고 떠날
삶이라면 베푸는 삶이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당신이 태어났을 때 당신 혼자만이 울고 있었고
당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미소짓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날 때는 혼자만이 미소짓고
당신 주위의 사람들은 울도록 그런 인생을 사세요
시간의 아침은 오늘을 밝히지만
마음의 아침은 내일을 밝힙니다
열광하는 삶보다 한결같은 삶이 더 아름답고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 주는 것이 아닐까요
보랏빛 안개 울며 감돌아가는 저 들길
산길로 곧장 가면 내 그리움이 다 할까요
그리움 다하는 곳으로 재스민 향 같은
웃음을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건초 향 짙은 강 언덕 달맞이꽃 눈웃음
지으며 억새꽃이 흔들리는 곳으로 숨어드는
내 눈물이 작은 강이 되어 흐르는 날
그리도 보고 싶은 당신은 물살 고운 강물을
건너기 위해 강나루를 서성거리며 눈물 빛으로
하늘 우러러 강변 여뀌 꽃잎처럼 붉은 울음 울까요
당신을 멀리 떠나 보내고 긴 세월이 흘러가고
나서야 가슴속으로 길 하나 하늘가 낮 달처럼
곱게 내 놓고 살아야 하는 것을 그 누가 알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