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같고 친구같은 사람




      연인같고 친구같은 사람 나이 든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그런 친구같은 연인 이면 싶다. 비슷한 시대에 태어났기에 애창곡을 따라 부를 수 있는 그런 친구를... 팔짱을 끼고 걸어도 시선을 끌지 않을 엇 비슷한 모습의... 그런 친구같은 연인 이면 싶다. 함께 여행하며 긴 이야기로 밤을 지새워도 지루하지 않을 그런 사람을... 아내나 남편 이야기도 편히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연인을... 설레임을 느끼게 하면서도 자제할 줄 아는 사람 열심히 살면서 비울 줄도 아는 사람. 세상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 볼 줄 아는 사람이면 더욱 좋으리... 비록 사나흘이라도 가까운 중국에 여행을 갔어도 같이 숨을 쉴수 없는 거리감을 혼자 느끼며 그리워 하는.. 돌아올 시간을 분초로 나누면서 가슴의 고동을 만긱하며 행여나 하고 기다리고 가슴 태워도 즐거움으로 남는.. 오늘은 웬지 내 남은 인생의 세월을 나눌 수 있는 연인같고 친구같은 그런 사람이 그립다. - 좋은글중에서 -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 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 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골목 어귀 한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문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 수 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 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 우둔하고 어리석어서 고집처럼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돌아보고 잘못된 길을 왔다고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이젠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이젠 더 가져야 할 것보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느새 내 나이, 한 가지를 더 가지려다 보면 한 가지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내가 행복이라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들 이젠 더 오래 더 많이 지키고 잃지 않는 일이 남았습니다.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