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의 "ㅃ"을 썼다가 지우고 "천천히"의 "ㅊ"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해야 할일 같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천천히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려움"의 "ㄷ"을 썼다가 지우고 "평화"의 "ㅍ"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시작하려는 일이 두려웠지만 다시 생각하니 내가 성실과 친절로 일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미운" 사람의 "ㅁ"을 썼다가 지우고 "사랑"하는 사람의 "ㅅ"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그를 미워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하니. 나는 그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절망"의 "ㅈ"을 썼다가 지우고 "희망"의 "ㅎ"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이제 더 남은 것이 없는 줄 알았지만 다시 생각하니 아직도 내게는 많은것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복수"의 "ㅂ"을 썼다가 지우고 "용서"의 "ㅇ"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내게 있는 모든 걸 걸고 복수를 하기로 했으나 그보다는 용서가 더 아름답고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자 내 마음이 갑자기 기뻐졌습니다.
"불만"의 "ㅂ"을 썼다가 지우고 "감사"의 "ㄱ"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세상의 모든것이 불만스러웠으나 다시 생각하니 그 안에는 보석보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들이 셀 수 없이 많아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별"의 "ㅇ"을 썼다가 지우고 "기다림"의 "ㄱ"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쉬운 방법인 이별을 택하려 했으나 다시 생각하니 힘들지만 기다림이 아름답다는 쪽으로 내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언젠가 산길을 걷다가 바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그 자체를 본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뭇잎이 살랑대거나 목이 긴 원추리가 흔들거리는 것을 통해 비로서 바람을 보았던 것이지요.
땀으로 젖은 내 살갖에 바람이 닿았을 때 이윽고 바람이 되었듯이 사람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나외에 또 다른 사람이 있어야만 그제야 나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