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장한 벗 하나 있다면

삶은 고달파도 인생의 벗 하나 있다면 

그리 자주 세상이 나를 속이지는 않지만 
가끔 속일 때면 '다 잊어버려'라는 말로 
가슴까지 촉촉이 눈물 맺히게 하는 
이슬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어쩌다가 마주치는 벼랑 끝에서도 
덥석 두 손을 잡고 '포기 하지 마'라는 
말로 다시 뜨는 내 안의 작은 등잔 
불빛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왠지 쓸쓸하고 허전할 때 
한 줄기 바람처럼 단숨에 달려와 
'힘내'라는 말로 인간적인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햇살 같은 벗 하나 있다면~ 

인연이 깊다 한들 출렁임이 없겠는가? 마는 
그 모습 그대로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는 
바위처럼 믿음직한 벗 하나 있다면~ 

세상이 만만하더냐 
사람이 만만하더냐 
그 무엇 하나 만만하지 않아도 
내가 너인듯싶고 네가 나인듯싶은 
내 마음의 풍경 같은 인생의 벗 하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