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 서울용달

내가 비라면 당신의 사막 같은 마음을 적셔 주고
햇살이라면 당신의 창에 보석 같은 빛을 줄 텐데
나는 언제나 연약하여 사랑이란 선물을 바칩니다.

내가 꽃이라면 당신의 마음에 그윽한 향기를 주고
내가 나무라면 당신의 고단한 육신을 쉬게 할 텐데
나는 언제나 미약하여 사랑이란 선물을 바칩니다.

내가 주는 선물은 형태가 없어 시간이 뺏어가고
내가 드리는 선물은 향기가 없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겠지만,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받고자 속박하는 것보다는
아낌없이 사랑했던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