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에 ; 서울용달

시원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알록 달록 사랑스런 코스모스가
바람에 나풀거려 길가에 수를 놓았습니다

멀리서 기차가 칙칙 폭폭
펼쳐놓은 논과 밭 사이를 가로질러

어딘가로 힘차게 지나가면
고요히 흐르는 저녁 강가에서
빠알간 금 물결이 춤을 춥니다

구월에는 나뭇잎이 물들어 세상을
야릇한 운치에 빠지게 하고 은은하고
고운 색으로 풍성한 저녁을 만들어

어느새 내 마음에도 애잔한
사랑이 꽃처럼 곱게 망울져
행복한 사랑을 마음에 그립니다


자신도 모르게 왠지 뻔뻔스러워지고
우연한 행운이나 바라고
누군가에게 기대려 합니다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
남을 섬기기 보다는 기대려 합니다

남을 섬기기 보다는
대우를 받으려는 생각만 듭니다

진정 우리가 이렇게
나약해져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고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심통을 부리지는 않는지...

전철에서 누군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며 훈계하려 하고
누가 자리를 양보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을 돌아 보아야 합니다

마음이 늙으면 몸도 더 빨리 늙기 마련입니다
남자는 마음으로 늙고 여자는 얼굴로 늙는다
라는 영국 속담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부정하거나 두려워 해서도 안
되지만 젊은 날을 아쉬워 해서도 안 됩니다

젊은이들이 누리고 있는 젊음을 우리는 이미
누렸으며 그런 시절을 모두 겪었다는 사실에
만족해 하며 대견 스러움을 가져야 겠습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결국 혼자서 가는 길이므로
독립적인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만큼 경륜이 쌓이므로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고 너그러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아집만 늘어나고 속이 좁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루어 놓은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감사하며 살아 갑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넓고 큰 마음을 갖습니다
반면 늘 열등감에 사로잡혀 패배 의식으로
세상에 대한 불평 불만을 늘어 놓는 사람은
작고 닫힌 마음으로 살아 갑니다

그러면 나보다 어린 약자인 사람에게
대우를 받으려 하고 편협해지는 것이랍니다